2016년 11월 10일 목요일

원거리 인도 개발자와의 협업 (2) - 좋은 질문하도록 유도하기의 후기글

  지난번에 인도 개발자들에게 "나에게 질문하기 전에 수행해야 할 일들"에 대해 메일을 보낸 후의 후기이다. 전문은 하기 링크 참조.


  확실히 쓸데 없는 질문이 적어지고, 질문의 질이 약간 높아졌다 ㅋㅋ.  그래도 가끔씩 나를 화나게 하는 수준 낮은 질문을 할 때가 있다. 그럴 때면 나는 내가 보냈던 메일의 내용을 그대로 ctrl+C, Ctrl+V 하여 채팅창에 보여준 후, 나에게 다시 질문하라고 했다 ㅋㅋ.

  그런데 어느날.... 인도 개발자가 나한테 말을 건다.

(1) 인도 개발자: A프로젝트 B 기능이 안되는데 한국에서 테스트 좀 해줄래?
(2) 찌롱: ???? 왜?
(3) 인도 개발자: 사양서에는 B기능이 동작하도록 되어 있어. 그런데 B 기능이 동작을 안하는데 내가 소스를 봤더니, 현재 C라는 함수가 아예 안불려서 B 기능이 동작을 안해.
(4) 찌롱: ....???

<???? 이건 나보고 테스트를 해서 디버깅을 해 달라는 말인가????>
  인도 개발자가 나에게 한 질문을 보면, 내가 질문하기 전에 수행하라고 했던 일들을 정확히 따른 후 질문하고 있었다. 어떤 기능이 동작하지 않을 때, (1) 사양서를 읽고, (2) 코드를 읽고, (3) 어떤 함수/변수가 문제가 있는지 알아본 후, (4) 앞서 답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나에게 공유하며 질문하라고 했는데, 정확히 그 절차대로 수행하면서 나에게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.....

  이 질문을 받았을 때,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... 내가 왜 "질문하기 전 수행해야 할 절차들"을 정해줬는지 아마 그는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. 나의 궁극적인 목적은 누군가에게 질문하기 전에 스스로 답을 찾는 노력을 하라는 것이었는데.... 정확히 내가 정해준 절차대로만 기계적으로 진행하면서 나에게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.

  그래서 나는 다시 되물었다.

(1) 찌롱: C라는 함수는 누가 호출하는데?
(2) 인도 개발자 (잠시 후): D가 호출하는데, 해당 소스 코드가 주석 처리되어 있어.
(3) 찌롱: 그 소스 코드는 누가 주석 처리했는데?
(4) 인도 개발자 (잠시 후): E라는 개발자가 주석 처리했어.
(5) 찌롱: 그 E라는 개발자한테 왜 주석 처리 했는지 물어볼래?

  내가 계속 질문을 던져서 좀 더 디버깅하게 했지만, 정말 이렇게 까지 수동적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. (물론 모든 인도 개발자가 그런건 아니다. 능동적이고, 열심히 하는 개발자도 있다. 진리의 케바케)

  화가 남과 동시에 이 사람에 대해서 실망감이 엄청나게 드는데... 이 인도 개발자를 우리 팀에서 어떻게 계속 끌고 가야 하나...라는 고민을 한 가득 안겨준 일화이다.

"질문하기 전 수행할 일들"을 정하여 공유함으로서 나의 업무량이 줄어들고, 질문의 질도 약간 높아져서 가이드 해주기 편해졌다. 하지만 위의 일을 겪으니 또 다른 고민이 쌓여간다.

블로그내 관련 글
1. 원거리 인도 개발자와의 협업 (1) - 좋은 질문 하도록 유도하기
2. 원거리 인도 개발자와의 협업 (3) - 재현 안되는 문제 분석하기
3. 원거리 인도 개발자와의 협업 (4) - 문제 유발자

0 개의 댓글:

댓글 쓰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