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6년 11월 11일 금요일

칸반 (Kanban) (4) - no more kanban in upcoming projects

  지난주에 우리 기능 팀 리더와 얘기를 나눴는데 이제 더 이상 프로젝트에 칸반 (Kanban)을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들었다. 정확히 말하면 최근에 시작한 프로젝트는 칸반을 사용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지만, 지금 분위기를 보면 앞으로 진행 예정인 프로젝트도 이제 더 이상 칸반을 사용하지 않을 거 같다.

<이럴수가.. 2만4천원이나 주고 칸반 책도 사서 읽고 있었는데...>

 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. 왜냐하면

(1) 칸반의 도입이 우리 SW 팀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, 독일 본사의 TF (task force) 팀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.
(2) 칸반을 진행하면서 우리 SW 팀 어느 누구도 칸반의 장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.

  아무리 좋은 방법도 자기들의 필요에 의해서 도입이 된 게 아니라, 강제적으로 도입된 것이라면 그 반발이 매우 크다. 또한 사람들은 보통 강제적으로 어떤 일을 할당받게 되면 처음에는 할당받은 일을 "열심히 하는 것처럼" 보이나, 결국 그 강제력이 약해졌을 때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게 된다.

  현재 우리 SW 팀이 이 설명에 딱 부합되는 경우라 하겠다. 칸반 도입이 강제적이었으며, 이제 독일 본사의 TF 팀은 우리 한국 지사에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칸반을 프로젝트에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.

  하지만 무엇보다도 향후 프로젝트에 칸반을 도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상기 2번 사항 때문일 것이다. SW 팀원들이 칸반을 통해서 개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면, 아마도 발 벗고 나서서 앞으로 진행할 프로젝트에 칸반을 도입하자고 했을 테니까 말이다.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지금 회사에서 하고 있는 형태의 칸반을 "아무런 개선도 하지 않고" 유지한다면,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.

 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칸반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칸반의 탄생 배경, 핵심 정신, 핵심 원칙을 회사에서 현재 수행하고 있는 칸반에 적용하여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. 현재 수행 중인 칸반을 우리 팀의 상황에 맞도록 계속 개선해 나간다면 칸반의 성공 사례 중 하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ㅋㅋㅋ. 물론 나 혼자 열변을 토하고, 잘해보자고 해서 성공할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....

  현재 칸반 책을 읽고 있는데, 칸반을 이제 프로젝트에 더 이상 적용하지 않는다고 하니 갑자기 김이 빠지면서 책을 읽어야 할 동력을 상실한 것 같다. 그래도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이제 더 이상 칸반을 개선해 나갈 기회가 없더라도,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칸반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회고해봐야겠다.

블로그내 관련 글
1. 칸반 (Kanban) (1) - 프로젝트에 칸반 도입 후의 문제점들
2. 칸반 (Kanban) (2) - 진행 중인 업무량 제한
3. 칸반 (Kanban) (3) - 지속적 개선과 여유 시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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